[4·13총선 D-30] 한나라-자민련 "텃밭 사수"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5분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13일 경북과 대전에서 각각 총선필승결의대회와 총선출정식을 갖고 세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두 당의 대회는 ‘텃밭’ 민심을 다잡으면서 다른 당의 바람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나라당은 부산 경남에 이어 대구 경북 공략에 나서려 하는 민국당을 ‘사이비 여당’으로 몰아붙였고 자민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국정 파탄론을 부각시켰다.》

▼한나라당▼

13일 경북지역 필승대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민국당 김윤환(金潤煥)의원의 지역구인 구미와 민국당 이수성(李壽成)상임고문의 지역구인 칠곡을 찾았는데 두 사람에 대해 서로 다른 감정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총재는 구미지구당 개편대회에서 “나는 지금도 김윤환의원과의 사이에 가졌던 마음이 변치 않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다시 만나 대도(大道)를 위해 마음을 합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 그는 특히 “그동안 고뇌 때문에 몇날 며칠을 잠도 못자고 고민했고, 정치에 들어 온 것, 총재가 된 것까지 후회했다”며 김의원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토로. 이총재는 그러나 칠곡지구당 개편대회에서는 “옛날에 저와 같이 일하던 동지들끼리 서로 맞붙어 싸우는 상황이 돼 한심함과 무상함을 느낀다”고 말해 민주당 장영철(張永喆)의원과 맞붙게 된 이수성 민국당고문을 힐난.

한편 1만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북 필승결의대회에서 이총재는 “국정경험이 있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뭉치자”고 호소. 강재섭(姜在涉)의원은 “민국당은 임시 가건물에 불과하다”고 질타했고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아버지(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와 나의 고향 분들이 이 나라의 버팀목이 돼 달라”고 요청.

<포항〓박제균기자>phark@donga.com

▼자민련▼

자민련은 13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필승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총선 출정식을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 연 것은 ‘텃밭’인 충청권부터 확실히 다지자는 전략에 따른 것. 이날 대회에는 전국의 공천자와 당원 1만여명이 참석, 대회장을 가득 메웠고 ‘김종필’ ‘이한동’의 연호와 박수로 시종 뜨거운 열기.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한나라당과 거기서 떨어져 나온 당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주장한 뒤 “다음 대통령후보는 민주당 내 경선으로 나올 것이라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완전히 약속을 짓밟는 확인행위로 선거 후에도 민주당과의 정치적 공조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천명.

이한동(李漢東)총재도 “우리는 민주당으로부터 배신당했다”며 “최소한의 약속도 지킬 줄 모르고 의리도 없는 세력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 그는 이어 “더이상 국회를 재야 운동권 출신 급진세력이 활개치는 투쟁의 장으로 만들 수 없다”고 ‘보수중심론’을 역설.

자민련은 이날 채택한 출정선언문에서 “신의와 약속을 저버린 현 정권의 개혁만능적인 시행착오를 방관해선 안 된다”며 “망국적 지역감정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세력은 오직 자민련밖에 없다”고 지지를 호소.

<대전〓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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