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민주당 공천반응]비판적여론 많은 분위기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코멘트
민주당의 16대 총선 공천자가 발표된 직후인 18, 19일 호남지역 민심은 상당히 술렁거렸다. 지역 정가의 화제는 단연 시민단체의 낙천자 명단에 포함된 일부 현역의원들과 현지 여론을 별로 반영하지 않은 공천지역들.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이번 민주당 공천에 대해 평가보다는 비판적 여론이 많은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시민단체의 낙천자 명단에 오른 의원들이 재공천된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남구의 이모씨(50·택시기사)는 “낙천자 명단에 오른 사람은 잘랐어야 했는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해남-진도의 김모씨(30·회사원)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화순의 박모씨(44·상업)는 “낙천자 명단에 오른 의원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당연히 거셌다. 광주 전남 정치개혁 시도민연대 등 단체들은 앞으로 공천철회운동과 함께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천명. 전북시민연대 등도 자신들의 주장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라며 공천철회운동을 강력히 펴나가겠다고 가세.

○…민주당이 과거 야당시절만 생각해 지역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를 공천한 데 대해서도 반발이 적지 않았다.

광주의 박모씨(44·회사간부)는 “가신(家臣)들이 김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패거리 공천’을 했다”고 비판했다. 나주의 황모씨(29)와 보성의 40대 식당주인은 “지금까지는 김대통령을 보고 투표했으나 이제는 무조건 인물 보고 찍겠다”고 말했다. 전북의 경우 기존 정치인 위주로 공천이 이뤄진 데 대해 도민들의 반응이 비판적이었다.

광주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공천된 일부 신진인사들도 어떻게 보면 새로운 가신(家臣)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선거 때 분위기가 안뜨면 DJ가 직접 내려와 지지를 호소, 위력을 보였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김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상황이 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주〓양기대·공종식기자> 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