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내분불씨」잠복…朴총재, 의총서 불만 무마

  • 입력 1999년 7월 18일 19시 45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 발언으로 크게 흔들렸던 자민련이 지난 주말을 고비로 일단 안정을 찾았으나 내분(內紛)의 불씨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김총리는 19일 박태준(朴泰俊)총재 초청 형식으로 자민련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파문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김총리는 이 자리에서 “연내 개헌 포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면서 박총재를 중심으로 단합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박총재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소집, 국민회의와 내각제 협상에 임하는 당의 입장을 밝히면서 충청권 의원들의 불만을 다독거릴 예정이다.

대전의 김칠환(金七煥)의원은 18일 “연내 개헌 유보는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우선 연내 개헌 관철을 위해 노력하면서 지도부와의 갈등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의 정우택(鄭宇澤)의원도 “충청권 의원들이 탈당 등 극한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민회의와의 협상에서 챙길 것을 충분히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처신을 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연내 개헌 포기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충청권의 ‘반여(反與)정서’가 심각해져 내년 총선을 앞둔 이들이 이런 분위기에 영향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

특히 연내 개헌 포기에 반발, 당직을 사퇴한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가 충청권 정서를 등에 업고 ‘독자행동’을 모색할 경우 당의 내분이 심각해질 소지가 많다.

이인구(李麟求)부총재도 우편으로 당직 사퇴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연내 개헌 포기에 따른 자민련의 내홍(內訌) 여진(餘震)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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