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불법 계좌추적」확인…금감위 답변서 밝혀져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49분


김영삼(金泳三)정권 당시 영장없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예금계좌를 뒤진 이른바 ‘사직동팀’의 실체가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에 대한 21일의 경제청문회에서 금융감독원 김상우(金相宇)기획조정국장은 “은행감독원 검사6국장으로 있던 96년부터 97년 가을무렵까지 직원 4∼8명씩을 사직동팀에 파견, 계좌추적활동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직동팀에서 계좌번호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건네받아 계좌추적을 벌였고 김대통령의 계좌추적도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좌추적작업은 법원의 영장없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는 사직동팀의 실체가 드러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각종 사정기관을 통해 구정권이 야당에 대해 집중적인 정치사찰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직동팀 전원의 청문회 출석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사직동팀의 계좌추적사실보다 계좌추적결과 김대통령의 비자금이 드러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여당은 사직동팀의 계좌추적을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지난해 1월초 검찰이 무혐의처리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사직동팀의 불법적인 김대통령계좌 추적과 관련, “한나라당은 정정당당하게 청문회에 나와 따질 것은 따지고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석은 특히 김대통령이 실제로 6백70억원의 비자금을 관리한 것처럼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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