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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20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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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측은 공동선언에 ‘식민지 지배’가 아니라 ‘침략’이란 표현을 쓰기를 원했으나 일본측의 설득으로 양보했다.
노보루 세이이치로(登誠一郎)일본내각 외정심의실장은 20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공동선언의 뒷얘기를 이같이 털어놓았다.
공동선언은 대부분 외무성에서 작성했으나 역사인식 부분은 막바지까지 공백이었다. 오부치총리가 9월25일 노보루실장과 만나 최종적인 일본측 초안을 만들었다.
역사인식문제와 관련해 일본외무성은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의 담화를 인용해 재확인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오부치총리는 “무라야마 담화의 인용이 아니라 내가 직접 한국국민에게 말하는 형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보루실장은 9월29일 일본측 최종안을 들고 방한해 임동원(林東源)청와대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과 만났다. 한국측은 ‘침략’이란 말을 넣어주길 희망했다. 노보루실장은 “일본의 침략이 있었느냐에 대해 일본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 식민지 지배가 있었다는 것은 총리가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일본내에서 또 이론(異論)이 나온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요청해 한국측이 받아들였다.
일본은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한국의 명시적인 지지를 요청했으나 한국측이 국내여론을 의식해 ‘한국은 유엔에서 일본의 역할이 커지기를 기대한다’는 중간적인 표현으로 타결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