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정국/3당분위기]겉으론『당당』…속으론 모두『덜덜』

  • 입력 1998년 9월 6일 19시 17분


정치인 사정에 대한 여야의 내부사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의 국세청을 이용한 불법선거자금 모금사건에 대해 여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압박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의원직 총사퇴 등 결사항전의 자세로 맞서고 있으나 점점 역부족을 실감해가는 분위기다.

국민회의는 6일 이총재가 국세청의 불법선거자금 모금에 관여했다면 형사소추의 대상이 돼야 한다며 이총재의 개입여부를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국가기관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한 ‘세풍(稅風)사건’은 국가기강 확립을 위해서도 엄중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은 검찰이 비리정치인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경우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검찰이 한나라당의 지난해 대선자금 모(母)계좌로 보이는 차명계좌를 찾아내 추적중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자 몹시 격앙돼 있는 분위기다. 대선자금 전반을 파헤치겠다는 의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정기국회 거부, 의원직 총사퇴 등 초강수로 맞대응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7일 법사위를 소집,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을 불러내 검찰의 편파사정문제를 따지고 검찰총장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원내투쟁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비리의원들의 이름이 속속 등장하는 데다 탈당사태까지 가속화하면서 허탈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부의원들사이에는 대화정치를 모색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은 이성을 되찾아 지금이라도 국난타개를 위한 정상정치의 장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가운데 여권의원들도 속속 조여오는 사정기류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민련안에서는 사정방식 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충청권의원은 “이런 식으로 럭비공 튀듯 무원칙하게 사정을 해서 어쩌자는 거냐”며 “이런 분위기라면 자민련은 물론, 국민회의에서도 검찰총장 탄핵결의안에 대해 찬성 표를 던질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기대·김정훈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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