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내각제수용시사 배경]사정 국면전환용

  • 입력 1998년 9월 5일 07시 12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내각제 개헌 수용시사 발언은 여권의 전방위 사정에 맞선 국면전환용 포석으로 보인다.

이총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통치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내각제 발언을 한 것이 바로 대여 압박용임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김대통령이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무소불위의 황제처럼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정략적 차원의 내각제 논의를 반대해 왔으나 김대통령이 하는 것을 볼 때 내각제 개헌문제를 재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한나라당이 내각제 개헌에 동조하면 국민회의―자민련 공조에 틈이 생길 것으로 계산하고 있는 듯하다. 이총재의 발언의도는 대선자금 수사 등 융단폭격식 사정이 계속될 경우 내각제 개헌추진에 동조할 수도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김대통령에게 보내려는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총재가 당무회의에서 “국민회의의 무차별적 의원빼가기는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총재 진영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내각제 추진에 합의하면 내심 대통령제 고수를 원하는 김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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