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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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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13일은 ‘제2의 생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납치됐다 생환한 지 25주년이 되는 이날 김대통령은 서울 세종로성당 안병철(安秉鐵)신부가 집전한 미사에 참석해 이렇게 소감을 피력했다.
그의 목소리는 나라 상황을 언급하면서 더욱 무거워졌다. “당선 이후 잠시도 쉴틈없이 고생했으나 뭔가 쉽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나라가 너무 잘못된 게 많다. 일본 인도네시아 사태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소감 말미에는 국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하느님이 나를 살려 대통령까지 만들어주신 것은 나만 아니라 7천만 민족을 살리려는 뜻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미사에는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아들 홍업(弘業) 홍걸(弘傑)씨 내외,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서리와 국민회의 관계자 및 신자 등 3백여명이 참석했다. 큰아들 김홍일(金弘一)의원은 국회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미사 외에는 어떤 관련행사도 갖지 않았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대중선생 납치사건 기록사진전’ 개막식에는 이여사만 참석했다.
이여사는 연설을 통해 “범인들은 용서할 수 있으나 인간존엄과 정의의 차원에서 사건의 진상은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