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대행 보선출마 배경]對野 기선제압-영임숨통 겨냥

  • 입력 1998년 6월 21일 19시 20분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20일 경기 광명을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선언한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조대행은 18일 청와대 주례보고때 김대통령에게서 출마를 처음으로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9일밤 김대통령은 조대행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차 출마를 종용했고 20일 오전에는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이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에게 김대통령의 뜻을 다시 전달했다. 당초 조대행은 보선출마에 부정적이었다. 우선 당내 공식서열 2위인 중진정치인으로서 20년 가까이 지켜온 지역구를 포기한다는 것 자체가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보선에서 당선된다 하더라도 16대까지 보장받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깔려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한데다 원내진입에 성공할 경우 대표승격 등 2인자의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최종판단에 따라 출마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조대행 보선 출마로 ‘7·21’재 보선에서 기선제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조대행의 지역구 양보로 당장 96년 총선에서 조대행을 물리쳤던 국민신당 김학원(金學元)의원의 입당이 기정사실화됐다. 나아가 지역구를 고수중인 다른 원외위원장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여권 핵심부의 기대다.

한편 조대행이 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당내 다수는 대표승격 가능성을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조대행의 지역구 출마를 계기로 여권 핵심부가 그동안 구상해왔던 정계개편의 큰 틀을 짜는 작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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