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16일 전체유권자의 22.8%가 몰려 있는 서울공략에 나섰다.
이후보는 이날 일찍 비행기편으로 서울에서 전남 광주로 내려가 한차례 거리유세를 마치고 곧바로 귀경해 김포공항에서 가까운 강서구 화곡역을 시작으로 신도림역 어린이대공원 상봉터미널 청량리역 등 7곳에서 거리유세를 벌였다.
이후보는 『18일은 인기투표의 날이 아니라 깨끗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중대결정을 하는 날』이라며 김대중(金大中) 이인제(李仁濟)후보를 모두 공격했다.
이후보는 특히 「IMF 재협상론」과 관련, 『국민의 감정에 영합하는 김대중후보는 부정직한 사람으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자격이 없다』며 『정직한 후보를 뽑지 않으면 재앙이 국민에게 돌아온다』고 주장했다.
이후보는 또 내각제개헌에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국회의석수가 절반에도 못미쳐 김대중후보가 집권하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개헌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일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안정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인제후보에게 가는 표는 김대중후보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될 사람을 찍겠는가,아니면 표를 헛되이 버리겠는가』라면서 「사표(死票)방지」 심리를 자극했다.
이후보는 보훈병원도 방문, 월남전참전 부상자를 위로하고 시립종합직업훈련원에서는 합창연습중이던 원생들의 요구로 즉석에서 「친구여」를 열창하기도 했다. 이후보는 태릉선수촌, 월곡동의 속칭 「달동네」, 한국통신 서울번호 안내국도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선거전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광주(光州)를 방문한 이후보는 송정리역에서 30분가량 거리유세를 가졌다. 그는 『광주방문은 표를 얻기 위한 게 아니다』며 『일국의 대통령은 한 지방의 대변인이나 한 지방의 한을 푸는 사람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후보는 이어 『광주시민이 김대중후보에게 「몰표」를 줘도 나는 어차피 대통령이 된다』며 『그러나 부산에서 김후보가 얻는 표의 반만이라도 광주에서 받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돼 자신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이날 밤 동대문운동장 부근 포장마차에 들러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서민층 파고들기」를 끝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조순(趙淳)총재도 이날 오전 서울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이회창 김대중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며 『이인제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결국 김대중후보를 돕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