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표를 잡아라」.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 등 주요 3당은 11일부터 13일까지 실시되는 부재자투표를 겨냥해 부재자투표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역군인의 표심을 잡느라 골몰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이번 대선에서 부재자투표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2위 후보간에 1백만표차 이내에서 승부가 가려질 경우 80만명에 이르는 부재자투표 결과가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전방부대의 현역 육군 대대장인 손대희(孫大熙)중령이 1일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의 두 아들 병역시비와 관련, 이후보의 사퇴를 주장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해 각 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번 대선에서 부재자투표인은 전체 유권자의 2.5%인 80만1천1백30명. 이 중 77.4%인 62만명이 현역 군인이다.
선관위는 92년 대선 때 부재자투표율이 95.7%였고 지난해 15대 총선 때는 94.6%였다며 이번에도 95%인 72만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부재자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회창후보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계속 대선이슈로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병역의혹 시비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에 치러졌던 경기 안양 만안구 보궐선거에서 부재자의 90% 가까운 몰표가 국민회의와 자민련 단일후보인 김일주(金日柱)후보에게 쏟아졌다는 게 당시 개표과정을 참관했던 선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은 부재자표에서 몰표를 얻어내기 위해 이회창후보를 향해 계속 병역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부재자표의 분산을 최대한의 목표로 잡고 고심중이다.
국민회의는 최근 대거 입당한 ROTC출신 예비역 장교들을 적극 활용, 군심(軍心)을 잡는데 전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또 국민신당은 20대 초반의 젊은 사병들이 대부분인 부재자표에서 몰표가 쏟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병역시비에 대해 지금까지의 해명을 거듭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해 냉가슴을 앓는 모습이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