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淳(조순)서울시장이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함으로써 올해 대선구도는 일단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 조시장의 4파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선거가 치러지는 12월까지 4자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관측은 드물다.
우선 4자 가운데서도 김종필총재와 조시장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특히 김종필총재의 경우 이대표의 등장으로 충청권 텃밭의 태반을 잃은데다 자신으로 DJP단일화가 된다 해도 승산이 없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
김종필총재가 중도포기를 선언할 경우 선택 1순위는 물론 김대중총재다. 그러나 김종필총재가 DJP공조를 저버리고 이른 바 「보수대연합」에 합류할 가능성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다. 이 가능성은 DJP 단일화 협상의 추이와 여권내부의 분열 양상과 맞물려 일어나게 될 것이다.
조시장은 20일 『나는 야권의 제3후보가 아니고 단순히 정권교체만을 위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딜(거래)을 하려는 의도가 없다』며 대선 완주를 선언했다.
그러나 조시장은 막판에 힘이 부칠 경우 김대중총재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이대표와의 결합가능성은 중부권이라는 지지기반과 전문지식인 출신 등의 이미지가 겹쳐 「결합」의 효과가 적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4자구도 하에서의 합종연횡 가능성만을 점검해본 것이다. 다음달까지도 이대표의 지지율이 반등(反騰)하지 않고 그 결과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높은 국민적 지지율을 내세우며 출마를 선언한다면 합종연횡의 방정식은 훨씬 복잡해진다.
이지사의 출마는 당내 민주계를 비롯한 경선탈락세력을 흡인, 여권내의 세력판도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일거에 대선구도의 「판」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의 출마는 이른바 「보수대연합」이나 「영남후보론」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경선 이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는 朴燦鍾(박찬종)고문이 「영남의 단결」을 호소하고 나설지도 모른다.
또 당내 민정계를 기반으로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고문과 朴泰俊(박태준)전포철회장으로 이어지는 「보수대연합」 태동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金潤煥(김윤환)고문이 자신의 「빈배(虛舟)」를 「대쪽항」에 그대로 정박해둘지도 미지수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