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후 여론조사 ]李후보-DJ, 15% 격차서 6%로

  • 입력 1997년 8월 1일 07시 50분


여야 3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실시된 방송3사의 대선후보 TV토론 직후 유권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청률이 최고 34.9% 수준이어서 일정한 한계가 있고 앞으로 10여차례 TV토론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그때 그때의 「성적」에 따라 지지도가 가변적일 것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31일 나온 시청자 여론조사 결과에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 국민회의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후보측이 각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31일 MBC와 SBS의 여론조사 결과 이후보의 지지율은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 22일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각각 2.7%와 16.9%포인트가 하락한 35.2%와 32.0%로 나타났다.

이후보 진영은 이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특별히 신경쓸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후보 진영은 지지율 하락이 이후보 아들들의 병역면제 파문보다는 경선후유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高興吉(고흥길)특보는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시점에 따라 부침이 있다』면서 『지지율 하락은 대선후보 경선 이후 당내 불협화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갈등을 극복하고 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면 여권표의 재결집으로 이후보의 지지율이 즉각 원상회복될 것이라는 게 고특보의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없지 않았다. 몇몇 측근들은 이후보가 TV토론에서 아들들의 병역면제에 대해 「남 이야기」하듯 한 것이나 경선자금 액수(1억5천만원)를 단정적으로 밝히는 등 몇가지 「실수」가 지지율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후보에게 15% 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던 김대중후보의 지지도가 이날 양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 6%대로 좁혀지자 국민회의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김총재는 양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 지난 22일에 비해 지지율이 다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자 『TV토론이 이번 선거를 좌우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총재는 지난번 MBC와 SBS 여론조사때는 각각 25.5%와 26.0%의 지지를 얻었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29.1%와 25.9%를 기록했다.

安東善(안동선)부총재는 『TV토론으로 과대포장됐던 이후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고 張誠珉(장성민)부대변인은 『경륜과 경험으로 준비된 김총재의 능력과 실력이 TV매체를 통해 여과없이 전달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당직자들은 대체로 이후보의 참신성에 기대를 가졌던 국민이 이후보 아들 병역문제로 배신감을 느끼면서 점차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趙洪奎(조홍규)의원은 『아들 병역문제가 대선때까지 이대표를 계속 괴롭힐 것』이라며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당직자들은 『너무 빨리 격차가 줄어들면 견제세력이 생길 수도 있다』며 경계하기도 했다.

○…자민련은 김종필후보의 지지도가 일단 다소 올라간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金龍煥(김용환)부총재는 『과거에 비해 5% 포인트 정도 지지도가 올랐다는 것은 김총재가 직설적 표현으로 집권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데 따른 것』이라며 불만스럽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李良熙(이양희)의원은 『한번에 5% 상승이라면 앞으로 10여차례 열릴 토론회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선거대책단의 오효진 단장은 원숙하고 경륜이 풍부한 국가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다소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후보는 이날 저녁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채청·윤영찬·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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