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회견]『평양-해외서 접촉 인물 진술』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전 북한노동당비서 黃長燁(황장엽)씨는 안기부의 조사과정에서 국내 친북(親北)인사들의 명단, 이른바 「황장엽리스트」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북한에서 고위층으로 있을 때 들었던 대남공작관련 사항과 평양과 해외체류시 접촉했던 국내외 인물들에 대해 진술했다』고 밝혀 향후 국가안전기획부의 수사결과에 따라 큰 파문이 예상된다. 안기부 嚴翼駿(엄익준)3차장은 10일 오전 안기부청사에서 열린 황씨의 기자회견에 앞서 수사결과를 발표, 『황씨의 이러한 진술내용과 관계당국이 갖고 있는 각종 정보자료를 토대로 대공수사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추적중』이라면서 『그 결과 대공혐의가 밝혀지는 대상에 대해서는 당연히 소정의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엄차장은 이어 『(황씨가)북한의 지하조직이 상당수 남한에 침투해 있으며 남한 내부동향에 대한 보고서가 金正日(김정일)에게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남한에 고정간첩 5만명이 암약하고 있다」 「이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언급한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장 「황장엽리스트」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안기부가 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힌 상태에서 조사결과 물증이 드러날 경우 정치권 등 사회 각계각층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황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대남사업을) 직접 주관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러저러한 과정을 통해 상식화되어 있고 주워들은 얘기는 적지 않다』라면서 『그래서 굉장하게 리스트가 있다고 얘기한 것은 없지만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당국자들에게 다 얘기했다』고 말해 「황장엽리스트」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황씨는 그러나 『그런 문제들은 정확하게 확증돼야 할 문제들이기 때문에 여기서 이러저러하게 언급할 성격은 못된다』고 말해 구체적인 명단공개는 거부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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