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조직 對 바람」싸움…「대의원 혁명」촉각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전당대회 대의원들이 과연 소속 지구당위원장들의 뜻과 관계없이 「소신껏」 투표할 수 있을까. 전당대회가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이른바 「대의원 혁명론」도 그 허실(虛實)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의원 혁명론에 대한 당안팎의 견해는 여전히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엇갈린다. 긍정론의 근거는 우선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대의원들의 60% 이상이 「소신투표」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위원장 수와 대의원 지지율 사이에 큰 격차가 나타난다. 이같은 현상은 선두주자인 李會昌(이회창)후보와 상승세를 타고 있는 李仁濟(이인제)후보의 지지율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드러난다. 이회창후보측은 지지위원장수가 1백40명에 육박하고 있다지만 대의원 지지율은 아직 40%에 못미친다. 반대로 이인제후보는 경기 강원 충북지역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실시된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보한 위원장 수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인제후보는 경기지역에서 이회창 李漢東(이한동)후보에 비해 지지위원장 수는 절반에도 못미쳤지만 대의원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지지위원장이 거의 없는 강원지역에서도 이인제후보는 22%를 얻어 31%의 지지율을 보인 이회창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회창후보측은 『아직 경선초반이라 위원장들이 대의원들을 단속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일 뿐』이라며 『결국 바람보다는 조직이 승부를 가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바로 대의원 혁명론에 대한 부정론의 근거다. 실제로 이회창후보측은 지지위원장들을 현장으로 내려 보내 대의원들과의 맨투맨식 접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충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인제후보가 대의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고도 이회창 이한동후보에 이어 3위로 밀려난 것이 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구당 장악력이 높은 위원장들은 『지금은 대의원들에게 별 얘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경선에 임박해 표단속에 나서면 이탈표가 10%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같은 긍정론과 부정론의 틈바구니에서 지구당위원장 확보 수준이 미미한 후보들은 위원장들의 눈초리를 피해 갖가지 연고를 동원, 대의원들의 공략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바로 「베트콩식」 파고들기 전략이다. 전당대회를 열흘남짓 앞둔 현 시점에서도 어느 쪽 주장이 맞아들어갈지는 미지수다. 후보간 막판 합종연횡 등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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