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 연대 본격화]『이젠 우리 손잡을 때』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선후보들간의 연대움직임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은 합동연설회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후보간 우열이 점차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 즉 어느 누구도 독자적으로 승부를 내기 힘든 상황이 분명해지면서 후보들이 경선고지의 「동반등정」을 도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 이한동과 이수성 ▼ 신한국당의 9일 대구합동연설회에서 「형님 아우」 사이인 李漢東(이한동)후보와 李壽成(이수성)후보는 「심정적 연대」가 이뤄졌음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수성후보는 이날 『이한동후보와 나는 사랑과 화해를 통한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이한동후보를 추켜세웠다. 이한동후보는 자신이 받은 꽃다발을 이수성후보에게 던져 화답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양 진영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그동안 두 후보 진영의 물밑접촉도 꽤 심도있게 진행돼 왔다. 두 후보는 4월말부터 세차례나 양자회동을 가졌다. 특히 지난 4일 회동에서는 경선과정에서의 협력문제 뿐 아니라 경선후 진로에 대해서도 깊숙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는 당초 1차투표에서 2위를 한 사람을 서로 밀어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李仁濟(이인제)후보의 급부상으로 이들은 당장 경선전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간 연대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두 후보 모두 자기중심의 연대를 꿈꾸고 있다. 현재 대의원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이한동후보 진영은 경선경쟁력을, 대구 경북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이수성후보 진영은 본선경쟁력을 내세워 각자 자기 진영에 유리한 연대구도를 상정하고 있다. ▼ 이회창의 연대모색 ▼ 9일 밤 열린 李會昌(이회창)후보 진영의 특보단 회의에서는 확보한 지구당위원장 수는 과반수에 육박했지만 대의원 지지율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원인에 대한 분석과 함께 연대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보 진영이 우선적인 연대의 대상으로 꼽는 후보는 정발협의 지지후보 선택과정에서 처음부터 배제됐던 朴燦鍾(박찬종)후보와 金德龍(김덕룡)후보. 이후보 진영은 이들 진영과 꾸준히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김후보와는 이후보가 최근 직접 접촉을 시도했고 박후보에 대해서는 경기고 인맥을 동원, 연대를 모색중이다. 아직 별 진전은 없으나 후보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나는 합동연설회 종반에 이르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이후보 진영은 예상한다. 또 이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지면 다른 후보와의 연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인제의 정치이념론 ▼ 이인제후보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이름을 밝힐 수는 없으나 경선후보 중 정치적 이념이 같은 분이 2명 있다』며 연대구상을 밝혔다. 이후보의 이같은 얘기에 대해 당안팎에서는 박찬종 김덕룡후보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독자행보를 고집해온 이후보가 돌연 「정치이념론」을 들고 나온 것은 최소한 1차투표에서 2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에 올라갈 경우에 대비한 포석인 셈이다. 그러나 이후보와 박, 김후보의 「신 3인연대」가 당장 구체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후보쪽도 1차투표전 연대가능성에 큰 기대를 거는 것 같지는 않다. 〈윤정국·임채청·이원재·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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