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망명 궁금점／사상전향 여부－위장망명說］

「黃長燁(황장엽)씨가 위장망명한 것은 아닌가」 「주체사상을 이론화한 그가 과연 사상전향을 할 것인가」. 황씨의 망명사건을 두고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돼 왔던 의문들이다. 황씨는 안기부의 조사과정과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에 대한 해명을 시도했다. 그는 자신의 사상전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고 위장망명설에 대해서는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 사상전향 ▼ 황씨의 사상전향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가 주체사상에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다만 金日成(김일성)과 金正日(김정일)이 이를 왜곡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이날 사상전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을 버리고 남한으로 온 것과 북한이 나를 반역자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이를 인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내 철학적 기초는 인본주의로 현재 이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사상전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와 관련, 안기부측은 『황씨가 북한체제를 거부하고 한국으로의 망명을 선택했고 그동안 주체사상을 통해 김부자 체제보위에 앞장서온데 대해 깊은 자책감을 느끼고 있어 더이상 사상전향여부를 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 위장망명설 ▼ 북한의 최고위층인사로 설사 권력핵심에서 소외되더라도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황씨가 가족마저 사지(死地)에 남겨두고 망명을 택한데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돼왔다. 황씨는 회견에서 북한의 식량난실태를 묻자 『솔직히 말해 내가 식량이나 얻으러 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자신의 위장망명설을 일축했다. 안기부도 이날 조사결과발표문을 통해 황씨의 위장망명설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혹이 갈만한 부분인 망명동기와 「귀순도 망명도 아니다」라는 입국시 발언내용, 망명결심에서부터 결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