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정국]김종필총재 요즘 왜 조용한가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이철희 기자]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는 4일 평소와는 달리 오전내내 청구동 자택에 머물다가 朴仁相(박인상)한국노총위원장 등과의 면담시간에 맞춰 오후 당사에 나왔다. 시끄러운 「한보정국」와중에서도 김총재 특유의 「소걸음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김총재는 지난해말 소속의원의 집단탈당과 날치기사태 이후 강도높은 대여(對與)투쟁을 주도했다. 오히려 국민회의쪽보다 목소리가 높았고 그의 가시돋친 독설(毒舌)은 『갈 데까지 가보자』는 듯했다. 하지만 한보부도사태 이후 김총재는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특별검사제와 TV생중계를 주장한 것 말고는 자기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자민련은 국민회의측과 함께 요구했던 특별검사제에서 먼저 후퇴, 임시국회 조기소집에 열의를 보이는 등 강경기조를 완화했다. 이같은 김총재의 행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정치권사정의 여파를 의식한 「몸사리기」가 아니냐는 시각마저 대두하고 있다. 비록 『기업인들이 우리당 사람을 만나면 될 일도 안된다』고 「한보연루설」을 전면 부인하며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사정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극적인 자민련의 태도는 무엇보다 당의 「체질적 한계」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자체 정보망을 통해 상당한 제보를 확보, 활발한 추적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민회의와는 달리 자민련은 정보부족은 물론 매사에 굼뜬 당의 체질 때문에 역부족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자민련도 한보사태가 권력형비리라는데는 동의하면서 비리추궁에 나서겠다는 자세지만 이보다는 텃밭인 충청지역의 경제살리기 대책마련에 중점을 두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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