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론 콤플렉스」뒤숭숭…언론사 「신년 대선조사」파문

  • 입력 1997년 1월 5일 20시 05분


「崔永默 기자」 새해 들어서면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심각한 「여론조사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각 언론사가 신년기획으로 실시한 각종 대통령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12월 대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는 야권단일후보에 대해서도 「승산이 별로 없다」는 조사결과가 공통적으로 나오자 충격이 크다.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야권 내부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린다. 「DJP연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비주류인사들은 「당연지사」라는 반응이다. 국민회의의 한 중진의원은 『신년여론조사 결과는 김대중총재나 김종필총재는 어떤 경우라도 집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며 『따라서 「DJP연합」에서 제삼후보 추대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DJP연합」 추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한 고위당직자도 『야권연합에 대해 긍정적인 여론이 조성되는 것으로 판단됐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라며 『새로운 각도에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DJP연합」을 주도해온 양당의 핵심관계자들은 여론조사 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한다. 국민회의 朴智元(박지원)기조실장은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이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총리도 선거 1년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보다 훨씬 뒤졌지만 결국 승리했다』면서 『선거를 1년이나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자민련 홍보위원장인 李台燮(이태섭)부총재도 『여당후보가 특정되지 않고 DJP연합가능성에 대한 검증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히 당선가능성을 묻는 것은 신뢰하기 힘들다』며 『그동안의 여론조사결과가 갖는 맹점을 심층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야권관계자들은 또 신한국당의 朴燦鍾(박찬종)고문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과 관련, 『박고문이 서울시장선거당시 여론조사에서는 1위였으나 결국 낙선한 것을 보더라도 그 허구성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일련의 여론조사결과가 분명히 유권자의 흐름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은 「인기부양책」마련 등 나름의 대책을 강구중이나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또 다른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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