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3회 로잔 발레콩쿠르 결선에서 한국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 1위를 차지한 박윤재(가운데). 사진 출처 박윤재 인스타그램
세계적인 발레 경연인 로잔발레콩쿠르에서 한국인 발레리노가 처음으로 우승했다.
8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 볼리외 극장에서 열린 제53회 로잔발레콩쿠르 결선에서 박윤재 군(16·서울예고)이 한국 남자 무용수로는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로잔발레콩쿠르는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 콩쿠르와 함께 ‘세계 5대 발레 콩쿠르’로 꼽힌다. 15∼18세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어 무용수들의 등용문으로도 불린다.
박 군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자로 호명되고도 전혀 믿기지 않아 잘못 들었나 싶었다. 너무 놀라고 감격한 나머지 눈물부터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발레를 시작한 다섯 살 때부터 줄곧 꿈꿔왔던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큰 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별처럼 빛나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롤모델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수석무용수”라고도 밝혔다. 박 군은 이번 대회에서 특별상인 ‘최우수 젊은 인재상(Best Young Talent Award)’도 함께 수상했다.
올해 대회에는 42개국 출신 남녀 무용수 445명이 지원했으며 영상 심사를 거쳐 85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결선에서는 미국, 일본 등 6개국 출신 남녀 무용수 20명이 겨뤘다. 박 군은 러시아 안무가 바실리 바이노넨이 안무한 고전발레 ‘파리의 불꽃’ 중 남자 배리에이션과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킨순 찬 예술감독이 안무한 ‘레인’을 선보였다. 결선에 오른 또 다른 한국 발레리나 김보경 양(17·부산예고)은 8위로 입상했다. 입상자들은 연계된 해외 발레단이나 발레학교에 갈 수 있다.
로잔발레콩쿠르는 앞서 1985년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1등에 올랐던 바 있다. 이후 박세은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수석무용수)이 2007년 우승을 거뒀다. 홍향기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2006년·3위), 서희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2003년·4위) 등도 입상했다. 발레리노로는 2018년 이준수가 4위와 현대무용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박 군은 지난해 열린 제54회 동아무용콩쿠르 고등부 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2022년 계원예중 재학 당시에는 제52회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중등부 장려상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에 있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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