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개척자 곽영필 회장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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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엔지니어링, 감리 등 1위로 키워
해외발주 상하수도 사업 국내 첫 수주
토목산업 발전 기여 공로 금탑훈장
환경한림원 창립, 초대 이사장 지내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 1세대이자 건축·토목 설계 개척자인 곽영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사진)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약 20년간 서울시와 건설부에서 재직하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1979년 도화 창업주인 고(故) 김해림 회장의 제안으로 국내 최초 엔지니어링 회사인 도화의 경영을 맡았다.

고인은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한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1984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주도하는 인도네시아 상수도 차관 사업을 수주했다. 외국에서 발주한 상하수도 사업을 국내 업체가 수주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1968년 상하수도기술사 자격증을 딴 고인은 국내 상하수도 시설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 활발히 진출하며 도화를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 1위 기업으로 키웠다. 이어 물 산업, 도시, 철도, 감리, 건설관리 등 종합 엔지니어링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결과 2019년 페루 친체로 신공항 사업 총괄관리 사업, 일본 후쿠시마현 태양광 발전 사업 등을 수주했다. 도화의 사업 수주 중 15%가량은 해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화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9033억 원이었다.

고인은 도화엔지니어링 경영 외에도 국내 토목 산업 발전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76년 근정포장, 1987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고 2016년에는 업계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오랫동안 환경 분야에 대한 원로 모임인 ‘일사회’ 회원으로도 활동해 왔다. 이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조직과 싱크탱크인 한국환경한림원을 2011년에 창설하고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아들 곽준상 도화엔지니어링 부회장, 딸 성은, 성희, 재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6시 반. 02-2072-2010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건설엔지니어링#개척자#곽영필#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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