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사진)가 13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포가 7개월 동안 폐질환으로 투병하다 밀라노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13일 보도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의 극장, 문화, 시민의 삶을 상징하는 위대한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포는 ‘20세기 민중 연극의 대명사’로 통하며 정치와 종교 제도권을 겨냥한 총 80여 개의 작품을 남겼다.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우스꽝스러운 비밀’ 등의 작품은 통렬한 풍자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해학과 진지함을 겸비하며 사회의 악습과 불의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고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넓혔다”는 이유로 1997년 포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했다. 그는 생활 정치를 표방한 진보 성향 ‘오성운동’ 정당을 최근까지 열렬히 지지하는 등 정치색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포는 지나치게 도발적이라는 비판에도 자주 휩싸였다. 1962년부터 15년간 이탈리아 국영 방송인 라이(RAI)에 출연을 금지당했고 1980년대엔 수차례 미국 입국이 거부됐다. 1973년엔 작품 활동을 함께한 아내가 우익 세력에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겪었다. 포는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학대, 경찰의 공격, 우익 세력으로부터의 모욕과 폭력을 견뎌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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