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벼먹고… 말아먹고… 뉴요커, 한식 재미에 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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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 사전행사 ‘코리아 NYC 디너스’의 임정식 셰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인기 한식당 ‘정식’을 운영하는 임정식 셰프. 삼성전자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인기 한식당 ‘정식’을 운영하는 임정식 셰프. 삼성전자 제공
“식당 이름인 ‘정식(JUNGSIK)’은 무슨 의미인가요?”(손님)

“대표의 이름이기도 하고 우연의 일치처럼 ‘귀한 사람이 먹는 귀한 음식’이란 뜻이기도 합니다.”(식당 매니저)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 트라이베카 지역에 있는 ‘정식’은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의 별 두 개(세 개가 최고)를 받은 잘나가는 대표 한식당이다. 뉴요커들 사이에선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10일 ‘미식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 행사의 부속 이벤트인 ‘코리아 NYC(뉴욕 시) 디너스’(삼성전자 주최) 간담회에서 ‘정식’의 대표 임정식 셰프(38)를 만났다. 조리복에 야구모자를 쓴 임 셰프는 기자의 질문에 “아, 어려운데요. 잠시 생각해보고 대답하면 안 될까요”라며 수줍어했지만 한식의 미래에 대해선 확신에 찼다.

“한식이 일식이나 프랑스식처럼 세계화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요?”

“시간만 있으면 됩니다.”

그는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불고기나 밥을 국에 말아 먹는 설렁탕, 채소와 밥을 비벼 먹는 비빔밥 등 독특한 한식 메뉴가 무궁무진하다. 뉴요커 등 서양인들이 이런 새로운 체험이나 맛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의 ‘정식’은 해산물 요리에 집중하는데 한국 고유의 맛에 색다른 식감을 가미하려는 메뉴 개발을 계속한다”며 “성게비빔밥의 경우 조를 튀겨서 밥에 넣어 바삭한 식감을 살리니까 미국인들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임 셰프는 늦깎이 요리사다. 처음 요리해본 게 군대 취사병 시절이라고 했다. 뒤늦게 요리의 매력에 빠져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한 뒤 2009년 한국에 ‘정식당’, 2011년 뉴욕에 ‘정식’을 열었다.

그에게 ‘당신처럼 성공한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느냐’고 묻자 “주방에만 있지 말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늘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식당 입구에 전시해놓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냉장고를 가리키며 “저런 냉장고도, 식당 메뉴도 모두 소비자들이 좋아해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것 아니냐.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늘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코리아 nyc 디너스#임정식 셰프#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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