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총장, 외부 자문위원 위촉… 영화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등
학계-시민단체 16명 참여
지난해 말 개봉돼 700만 명이 관람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찰의 구태를 신랄하게 묘사한 우민호 감독(44)이 7일 대검찰청에서 김수남 검찰총장(57)을 만났다. 검찰총장 자문기구인 ‘검찰 미래발전위원회’의 신임위원 위촉식 자리였다. 김 총장은 이날 처음 본 외부위원들에게 “검찰을 위해 고언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내부자들’은 대통령민정수석의 지시로 유력 대선후보 표적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가 정치인-재벌-언론이 유착된 ‘거악’과 기수, 연줄 문화 등 내부 악습에 좌절할 뻔한 이야기다. 검찰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영화지만 김 총장과 대검 간부들은 조직의 위신보다는 혁신을 위해 우 감독의 쓴소리를 듣기로 한 것이다.
검찰 미래발전위원회에는 감사원 개혁을 주도했던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64)을 필두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사태 등에서 노동자 보호에 앞장서온 이철수 서울대 교수(58), 재벌개혁을 주창한 최정표 전 경실련 공동대표(62), 판사 출신 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51) 등 검찰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민의를 충실하게 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평소 혁신과 소통을 강조해온 김 총장이 취임 후 처음 구성된 자문기구에 ‘쓴소리꾼’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은 기존의 ‘형식적인’ 견제만으로는 진정한 검찰 혁신이 어렵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위촉식에서도 김 총장이 “국민의 말씀으로 알고 경청하겠다”며 ‘가감 없는 비판’을 주문하자, 외부위원들도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명이던 위원 수를 올해 18명(검찰 내부 2명 포함)으로 늘리고 분기에 한 번 개최하던 회의를 두 달에 한 번으로 늘린 것도 검찰 혁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회의로 만들겠다는 조치로 평가된다.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고 다양한 시각에서 검찰 내부를 바라보기 위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40) 등 학계, 시민단체, 경영, 언론, 정보기술, 문화예술 등 10개 분야 권위자 16명이 외부위원으로 참여했다. 검찰 내부위원도 대검 기획조정부장에서 김주현 대검 차장으로 직급을 올려 위원회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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