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더라도 굶는 아이 없어야” 30억 땅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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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랑의 띠잇기’ 김허남 이사장, 쌀-김장 지원 등 봉사활동 이어가

“굶는 사람이 없어야 ‘1등 국가’가 됩니다. 내 숨이 끊어지더라도 쌀을 나눠 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어 땅을 기부합니다.”

부산 서구의 봉사단체 ‘사랑의 띠잇기’ 김허남 이사장(95·사진)이 시가 30억 원에 이르는 땅(4939m²)을 쾌척했다. 사후에라도 결식아동을 도와달라는 뜻에서 내린 결정이다.

1920년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어난 김 이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교직에 몸담았다. 그는 6·25전쟁이 일어나자 피란 와 부산 서구의 한 마을에 정착했다. 그는 전란 속에서 지역에 야학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쳤고 1954년 학교법인 ‘백민학원’을 세워 학교 2곳을 운영했다. 이곳에는 동네 사정상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많았다. 1990년대에도 결식아동이 100명이 넘을 정도였다. 김 이사장은 1991년까지 매년 2, 3명의 학생에게 급식비와 학비를 지원했다.

제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2000년부터 지역 내 결식 우려 가정을 대상으로 매달 10∼20kg 백미 100포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1만6800가구가 도움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안정적인 결식 예방 사업을 위해 2006년 ‘사랑의 띠잇기’ 봉사단을 만들었다. 이 봉사단은 결식 예방 사업과 함께 김장·연탄 나누기, 교복·보청기 무료 지원,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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