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인정하고 교류해 나가면 통일 옵니다”

  • 동아일보

뮐러슈타인하겐 獨드레스덴공대 총장
“남한과 북한도 동-서독처럼 비정치적 분야부터 격차 줄여야”

“동·서독 관계도 냉탕과 온탕을 오갔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인정하며 개선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한스 뮐러슈타인하겐 독일 드레스덴공대 총장(사진)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독일 드레스덴공대에서 발표한 드레스덴 선언 이후 아직까지 남북관계가 냉랭하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기도 했다. 그는 ‘인내력’을 거듭 언급하며 “한반도 통일은 제 생애가 끝나기 전 반드시 온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은 우리민족교류협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해 27일 열리는 ‘통일, 그 길을 묻다’라는 주제의 드레스덴 선언 1주년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했다.

한반도 통일을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독일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상대를 인정하고 교류하면 한반도에도 ‘그날(통일)’은 온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하는 현장에 있었던 그는 “독일 내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더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 전부터 서로를 인정한 동·서독의 사례를 거론하며 “교육 분야 중에서도 과학과 같은 비정치적인 분야부터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은 “통일 후 수많은 연구소를 동독지역에 중점적으로 세우고 지원했다. 이런 노력은 동·서독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상호 이해를 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역시 비정치적인 분야부터 교류하고 상호 격차를 줄여가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라고 제안했다.

그가 2010년부터 총장으로 재직 중인 드레스덴공대는 1828년 설립된 종합대학으로 옛 동독 지역의 성공적 모델이다. 600여 편의 논문과 5권의 저서를 펴낸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은 화학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업적을 쌓았다. 그는 한독 간 우호증진의 공을 인정받아 이날 인터뷰가 이뤄진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8일에는 판문점에 세워질 예정인 유엔 평화의 종 착공식에도 참석한다.

인터뷰 말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일본을 찾아 과거사 반성을 촉구한 얘기를 하자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과오를 제대로 인정하고 후세를 제대로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뮐러슈타인하겐#드레스덴#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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