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원씨 “열정이 듬뿍 담긴… 커피 한잔 하실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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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코리아 첫 장애인 ‘커피 마스터’ 최보원씨

15일 부산 해운대구 스타벅스 블루스퀘어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최보원 씨(오른쪽)가 동료 바리스타와 함께 커피를 추출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15일 부산 해운대구 스타벅스 블루스퀘어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최보원 씨(오른쪽)가 동료 바리스타와 함께 커피를 추출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슈퍼맨 같은 바리스타, ‘슈퍼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대형 커피 체인에서 일하는 장애인 바리스타 최보원 씨(41·여)가 ‘커피 마스터’ 자격을 얻었다. 커피 마스터란 스타벅스가 자사 직원 가운데 커피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사람에게 붙여주는 이름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장애인 커피 마스터는 그가 유일하다.

최 씨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얼굴 근육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비(非)장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어서 장애학교 대신 일반학교를 택했다. 졸업 후 호텔리어를 꿈꿨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리스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밟았다. 한국커피협회가 주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그는 2011년부터 스타벅스 블루스퀘어점에서 일하게 됐다. 30대 중반이 돼서야 직업을 갖게 된 그에게 장애는 여전히 현실이었다. 최 씨에게 5시간 서서 일하는 것조차 고역이었다. 하지만 아침에는 수영을, 저녁에는 유산소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길러 극복했다.

말할 때면 얼굴이 일그러져 의사 전달하기가 힘들었다. 그 대신 최 씨는 단골 고객의 얼굴을 잘 익혀두었다가 이들이 매장에 오면 반드시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했다. 또 고객이 매장에서 빨대나 냅킨 등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면 재빨리 동료 바리스타에게 눈짓을 해서 고객들의 불편까지도 꼼꼼하게 챙겼다.

최 씨는 “온 정성을 담아 만든 커피 한 잔은 마법과도 같다”며 “역경에 처한 사람에게는 위안을 주고,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는 휴식을 주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바리스타#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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