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우호주간 행사, 중국 인촨에서 열려

  • 동아일보

권영세 주중대사 “숨진 여학생 또래 딸 둔 아빠로서 매우 안타까워”
리젠화 닝샤후이족자치구 서기 “중국인 희생 애석하지만 한중관계 영향 못 미칠것”

권영세 대사(왼쪽)와 리젠화 서기가 9일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인촨=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권영세 대사(왼쪽)와 리젠화 서기가 9일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인촨=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777 여객기 착륙 사고로 중국인 여고생 2명이 사망했지만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한 중국 정부의 고위 인사가 밝혔다. 양국의 국민감정 악화 우려도 가라앉는 기류다.

9일 개막된 한중 우호주간 행사의 중국 측 대표인 리젠화(李建華) 닝샤후이(寧夏回)족자치구 서기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사고가 잘 처리되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이번 사고가 한중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닝샤후이족자치구 성도인 인촨(銀川) 시에서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와 만나 “중한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중 우호주간은 양국이 매년 교류협력 증진을 위해 실시하는 행사로 올해는 닝샤후이족자치구 주관으로 인촨에서 11일까지 열린다.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이후 열린 첫 양국 간 공식 행사다.

리 서기는 “중국인 희생자가 발생해 애석하지만 사고 여객기에 우리 국민이 141명이나 타고 있었다는 것은 중한 교류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사는 리 서기에게 “주중대사로서 특히 사망 여학생과 같은 또래의 딸을 두고 있는 아빠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영사 협력 등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이 불편함이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중국 측의 이런 반응은 사고 발생 초기에 반한 감정도 일부 나타났지만 한국 측의 사고 수습 노력이 인정을 받고 박근혜 대통령 국빈 방중 이후 양국 관계가 전례 없이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촨 시 양유셴(楊有賢) 부시장도 10일 우호주간 개막식 이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는 돌발적으로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사건”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아시아나 측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사과한 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닝샤후이족자치구는 한중 우호주간 행사를 통해 한국이 전자통신 등 제조업 분야에 적극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닝샤는 중국 중앙정부가 서부대개발의 핵심 거점 중 한 곳이자 이슬람권을 향한 관문으로 육성하는 곳이다. 인구 약 647만 명 가운데 이슬람교를 믿는 후이족이 36%를 차지한다. 닝샤는 또 고대 황허문명과 시샤(西夏)문명이 겹치는 곳으로 문화 및 자연 관광지도 풍부하다. 인촨 공항은 지난해 3월 한국의 ‘진에어’가 취항해 처음으로 국제공항이 되는 등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양 부시장은 “한국 직항로가 개설된 뒤 이곳 주민들이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한국의 발전상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강의 기적과 새마을운동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인촨=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권영세#리젠화#한중 우호주간 행사#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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