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아이튠스는 백남준이 이미 오래전에 상상했던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백남준의 위대함을 잘 알게 될 것입니다.”
12일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아트 미술관에서 만난 수석 큐레이터 존 핸하르트 씨는 백남준(1932∼2006) 탄생 80주년을 맞아 13일부터 8개월 동안 ‘백남준: 글로벌 비저너리(Nam June Paik: Global Visionary)’ 특별전을 기획한 전문가. 핸하르트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백남준과의 인연, 그의 작품세계, 현대 미술계에 끼친 영향 등을 자세히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선 ‘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 콘티넨털 US, 알래스카, 하와이’(1995년), ‘메가트론/매트릭스’(1995년), ‘선’(禪, Zen for TV·1963/1976년) 등 주요 작품 67점과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2009년 구입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아카이브’에서 선별한 자료 140점이 공개된다. 개인 기록물과 작품제작 과정도 볼 수 있다.
―백남준을 어떻게 만났나.
“1970년대 뉴욕 휘트니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할 때 맨해튼의 같은 동네에 살았다. 그에게서 ‘무빙 이미지’와 ‘비디오 아트’에 대해 많이 배웠다. 백남준이 회화와 조각뿐만 아니라 필름 비디오아트 등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영감을 줄 예술가라는 점을 알게 됐다.”
―백남준은 20세기 후반부 새로운 예술의 무게중심을 차지했다고 하는데….
“피카소가 회화를 재구성했다면 백남준은 무빙 이미지를 재창출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분야이면서도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백남준은 정적인 미술관을 동적으로 변화시켰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명하는 데 백남준이 영향을 줬나.
“아이폰과 아이튠스 영화 다운로드 등은 백남준이 이미 오래전에 상상한 것이었다. 백남준이 상상한 것은 미래에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그의 대표작 ‘책 안의 무빙 이미지’를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나.”
―어떤 작품을 좋아하나.
“‘선’과 ‘부다(Buddah)’ 등 너무나 많다. 그의 작품은 조각과 재료 TV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그의 작품은 전시돼 있기 때문에 언제나 볼 수 있어 좋다.”
―백남준과의 추억이 있다면….
“1980년대 백남준이 ‘존, 우리가 이길 거야’라고 말한 기억이 생생하다. 백남준은 비디오아트가 미래의 중요한 예술 분야로 최고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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