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교회 세습 일생일대의 실수” 공개 참회 김창인 원로목사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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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사진)가 2일 오전 3시 5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17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양신학교를 나와 신의주제일교회를 담임하다 6·25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온 뒤 1953년 서울 충무로에 충현교회를 세웠다. 이후 강남구 역삼동 화려한 고딕 양식의 석조건물로 이전한 충현교회는 국내 대표적인 교회 중 하나로 인정받았으며 한때 출석 교인이 4만 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로 자리 잡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장로를 지내고 가수 심수봉 씨가 출석하는 교회로도 알려졌다.

고인은 1970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합동) 총회장을 지냈고 87년 충현교회 담임목사에서 은퇴했으나 뒤늦게 아들 김성관 목사에게 ‘늦깎이 신학공부’를 시켜 97년 이 교회 담임목사로 세웠다. 이후 김성관 목사와 교회 운영 방향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고인은 올해 6월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원로목회자 위로 예배에서 성명서를 통해 “목회 경험이 없고 기본 자질이 돼 있지 않은 아들을 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 일대 최대의 실수”라며 세습을 공개 참회하고 아들을 향해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고 말해 기독교계 안팎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장례는 5일간 예장 합동 총회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 부인 박명식 씨와 자녀 성관, 영신, 혜신, 성호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6일 오전 10시. 02-3010-2265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충현교회#김창인#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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