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빈라덴에 빗댄 광고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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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실은 美 위협하던 존재 하나 제거, 나머지 하나는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미국 애리조나 주 엘크하트 카운티에 설치된 옥외광고판에 미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사진과 함께 ‘네이비실은 미국을 위협하던 존재 하나를 제거했다. 나머지 하나는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한다’는 문구가 실려 있다. 강경 보수단체가 게재한 이 광고를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출처 디엘크하트트루스
미국 애리조나 주 엘크하트 카운티에 설치된 옥외광고판에 미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사진과 함께 ‘네이비실은 미국을 위협하던 존재 하나를 제거했다. 나머지 하나는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한다’는 문구가 실려 있다. 강경 보수단체가 게재한 이 광고를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출처 디엘크하트트루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9·11테러의 배후였던 오사마 빈라덴에 빗댄 광고가 등장해 대선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주 엘크하트 카운티에 최근 설치된 광고판에는 ‘네이비실은 미국을 위협하던 존재 하나를 제거했다. 나머지 하나는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이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강경 보수단체 티파티 소속 ‘위 더 피플’이 대선을 겨냥해 만든 광고다.

‘나머지 하나’가 분명하게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엘크하트 카운티 주민들은 13일 해당 광고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난해 5월 파키스탄에서 네이비실이 사살한 알카에다 지도자 빈라덴에 비유했다며 반대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지역 언론 디엘크하트트루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광고는 도를 넘어선 부적절한 메시지”라고 항의했다. 엘크하트 지역 점령시위 활동가인 애덤 보프 씨는 “(빈라덴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가”라며 “(빈라덴을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하는 것은) 극단적인 짓”이라고 비난했다. 전직 교사인 도리스 스티클 씨도 “광고 때문에 아주 불쾌하다. 이는 무례한 행위”라고 말했다.

광고를 게재한 ‘위 더 피플’ 마셜·풀턴 지부 측은 이는 표현의 자유일 뿐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돈 눈메이커 지부장은 “해당 광고는 유권자들이 11월 6일 대통령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어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디엘크하트트루스는 이날 시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해당 광고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미국 대선#오바마#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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