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 눈빛이 확 변해요. 후진국들에 우리나라는 너무 닮고 싶은 나라이고 희망의 상징이거든요. 인도적 지원과 구호개발을 위한 최적의 토양을 가진 셈이죠.”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씨(사진)의 자신감은 한국이 국제사회에 보여준 저력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듯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한 씨는 구호개발 분야에서 한국만이 갖는 강점을 역설했다.
한 씨는 “아프리카에 가서 ‘우리도 한때 식민지였다’고 하고, 미얀마에 가서 ‘우리도 군부독재 당해 봤다’고 말하면 외부인에게 시큰둥하던 현지 주민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며 “일제강점기와 전쟁, 빈곤, 군부독재 등을 모두 경험한 한국의 특별한 경험은 수혜국 주민들에게 엄청난 호소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인도적 지원 규모와 구호 활동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전략도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정부와 민간단체 간 협력을 확대하고, 그런 도움의 손길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며 수혜자 중심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구호활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구호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북한은 정말 아픈 상처”라며 “어떤 기준으로 봐도 북한은 우리가 가장 먼저 가야 하는 긴급구호 현장인데 정치, 외교적 문제들이 얽혀 들어갈 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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