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돈 카투사전우회장 “추모의 벽, 우리가 할일을 미군이 한다니 미안할뿐”

  • Array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 추모의 벽 건립에 50억원대 그림 기부

23일 미국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공원 내 조형물 앞에 선 심상돈 카투사전우회장. 심상돈 씨 제공
23일 미국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공원 내 조형물 앞에 선 심상돈 카투사전우회장. 심상돈 씨 제공
“8월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제가 기부한 그림들 전시회를 열어 추모의 벽 건립 기금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7월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건립 사업에 소장하고 있던 50억 원대 그림들을 기부해 화제를 모은 심상돈 카투사전우회장(56)이 20일 1년여 만에 다시 워싱턴을 찾았다. 6·25전쟁 참전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 명단을 새기는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윌리엄 웨버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재단 회장과 만나 한국 전시회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본보 4월 26일자 A2면
美참전용사재단 회장 웨버 씨 “한국전 추모의 벽, 한인들이 나서주세요”


심 회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추모의 벽 건립은 한국인이 해야 할 일인데 80세가 넘은 퇴역 미군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 미안하다”며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는 내년 7월 추모의 벽을 완공하려면 적어도 올 8월부터 기부 그림들의 전시회를 열어 건립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기부한 오세영 화백의 그림 100여 점은 현재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스타키코리아 성수동 본사의 사내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그는 “추모의 벽 건립에 단지 그림만 기부하면 절반의 의미밖에 없다”며 “전시회 판매를 통해 건립 기금을 마련해 웨버 회장에게 전달해야 주어진 임무가 완벽하게 끝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서울을 시작으로 지방을 순회하며 열린다.

6·25전쟁에서 오른쪽 팔과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은 웨버 회장도 전시회에 맞춰 직접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심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웨버 회장에게 보여주기 위해 전시회에 걸릴 그림 10점을 직접 가져오기도 했다.

심 회장은 “재미교포들이 ‘힘을 보태고 싶다’며 전시회 요청을 하고 있다”면서 “우선 올 10월 워싱턴에 일부 그림을 보내 전시회를 열기로 한인단체 지도자들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추모의 벽 건립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며 “웨버 회장으로부터 다음 달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희망적인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심 회장은 지난주 미네소타에서 열린 스타키 본사 실적 발표회에 참석한 후 일부러 휴가를 내서 워싱턴을 방문했다. 이날 인터뷰 전 처음으로 한국전쟁기념공원을 찾아 추모의 벽이 건립될 자리를 둘러봤다는 그는 “6·25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미군과 카투사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새겨진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추모의 벽#심상돈#카투사전우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