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지킨 김장훈, 1년만에 다시 ‘연평 아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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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연평도를 다시 찾은 가수 김장훈이 5일 오후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연평 아리랑 무대에서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주민노래자랑 심사를 맡은 김장훈은 중간에 무대에 올라 흥겨운 메들리를 부르기도 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1년 만에 연평도를 다시 찾은 가수 김장훈이 5일 오후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연평 아리랑 무대에서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주민노래자랑 심사를 맡은 김장훈은 중간에 무대에 올라 흥겨운 메들리를 부르기도 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지난해 6월 6일 연평도 선착장. “김장훈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연평도 중고생 3명이 인천항으로 떠나는 배를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가수 김장훈(45)도 소리쳤다. “그래∼ 내년에 또 올게!”

2012년 6월 5일 오후 7시 인천 옹진군 연평도 종합운동장. 1년 뒤 같은 장소에서 김장훈과 대학생 자원봉사단 V원정대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모였다. ‘V원정대와 김장훈이 함께하는 두 번째 연평도 평화지역 선언 프로젝트 연평 아리랑 콘서트’다. 이날 무대는 연평도 주민 노래자랑으로 진행됐다.

노을에 연평도의 짙은 바다안개가 걷힐 무렵, 운동장 푸른 잔디 위에 주민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았다. 조업과 개인 사정으로 빠진 사람들 외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족발 삶는 냄새와 바닷가의 비린내, 갈매기 울음소리와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한데 어울렸다. 김장훈과 친분이 있는 용춘브라더스가 진행을 맡고 초대손님으로 트로트 가수 금잔디와 연세대 풍물패 연합 단풍연이 출연했다. 김장훈은 심사를 맡았다.

김장훈은 인사말에서 “제가 또 와서 지겨울 수도 있지만, 어제 LG 가서 스마트 TV랑 청소기랑 선물을 많이 갖고 왔다”고 말해 웃음과 함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심사를 하다 갑자기 무대로 올라온 김장훈은 주민들과 함께 춤을 추면서 막걸리를 사발에 부어 주민들과 나눠 마시기도 했다. 그는 “오늘 콘셉트는 아들처럼 삼촌처럼 어울리는 것”이라며 ‘차차차’ ‘다 함께 춤을’ 등을 메들리로 불렀다.

노래자랑과 초대 가수들의 공연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쉽게 떠나지 않았다. 주민 최옥순 씨(55·여)는 “연평도를 잊지 않고 와줘서 고맙다. 김장훈 씨와 자원봉사단이 우리 주민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고 했다.

김장훈은 이날 연평도로 가는 배에서 ‘독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사단법인 독도(가칭)를 설립하고 대국민 모금을 통해 한강에 독도박물관 ‘독도 랜드’를 띄우겠다는 내용. 목표액은 1000억 원이다. 그는 호주의 오페라하우스처럼 독도 랜드를 한국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서울시 및 정부 부처와 접촉하고 있어요. 아직 확답은 못 받았지만 반드시 추진할 겁니다. 실제 독도의 6분의 1 크기에 전자종이 소재로 주목받는 신소재 그래핀을 입힌 섬 ‘그래핀 독도’를 한강에 띄우고, 키즈랜드와 퍼즐랜드, 3D랜드로 섬을 하나씩 늘려갈 생각입니다.”

그는 “신소재로 만든 한강의 독도를 관광객들이 본다면 한국의 첨단 기술과 독도를 모두 알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며 웃었다.

세금 연기신청을 낸 사실도 그는 이날 공개했다. 그의 통장 잔액은 4300만 원이고, 빚은 기부활동으로 7억 원이 넘는다. “세금 내면 1300만 원이 남아 연평도 콘서트를 못하기에 세금 납부를 미뤘습니다.”

그는 “연평도 포격을 잊지 말고 정부와 온 국민이 연평도에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며 자신은 ‘민족주의 휴머니스트’라고 말했다. 빚더미에 세금까지 못낸 사람의 표정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행복해 보였다.

[채널A 영상] 김장훈-서경덕, 또 위안부 피해자 전면광고


연평도=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장훈#연평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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