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에 울던 레이디가가… 왕따 퇴치재단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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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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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이름딴 ‘본 디스 웨이’

《 삶의 장애물들이 당신을 왕따로 만들고 따돌리고 조롱하더라도 오늘 하루만은 기뻐하고 자신을 사랑하십시오. 나는 용기 있게 태어났고. 나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요. 왜냐면 신은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죠.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 중에서― 》

왕따 퇴치 재단 ‘본 디스 웨이’를 만든 팝가수 레이디 가가. 동아일보DB
왕따 퇴치 재단 ‘본 디스 웨이’를 만든 팝가수 레이디 가가. 동아일보DB
청소년 시절 집단따돌림(왕따)을 당했다고 밝혔던 유명 팝가수 레이디 가가(26)가 왕따 퇴치를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

가가는 2월 29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하버드대에서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재단’ 출범식을 가졌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출범식에는 캐슬린 시벨리어스 보건후생부 장관,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유명인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재단 이름 ‘본 디스 웨이’는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을 담은 자신의 히트곡 제목에서 따왔다. 가가는 이날 연설에서 “학교 왕따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집단따돌림을 당한 학생 곁에 같이 있어주고 어려운 시간을 그들과 함께 지내는 작은 친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가가는 이날 120만 달러(약 13억 원)를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가가는 자신이 청소년 시기에 겪었던 집단따돌림의 기억 때문에 지난해 12월 백악관의 초대를 받아 왕따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등 왕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그는 뉴욕타임스 롤링스톤스 코스모폴리탄 등 유명 신문, 잡지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왕따 시절을 털어놓았다. 중고교 시절 외모와 옷차림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았다는 것. 그는 “큰 코에 갈색 곱슬머리에다 뚱뚱해 놀림의 대상이어서 남학생들이 나를 길거리에서 밀쳐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은 내 웃음소리, 목소리, 화장한 모습까지 하나하나 괴롭혔다.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고 학교에서는 항상 불안한 상태였다.”

집단따돌림 후유증은 유명 연예인이 된 뒤에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사람들이 나를 파괴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낀다”며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심리학회에 따르면 70%의 중고교생이 왕따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 중 15%는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왕따 문제와 10대들이 보여주는 잔인성은 인권을 짓밟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가가의 움직임을 높게 평가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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