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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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현 헌재재판관 퇴임… “국민 신뢰쌓기 더 노력을”

“‘헌법재판 없이는 민주주의를 이루어 낼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이공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 재판관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의 위상에 대한 최근 논쟁에 대해 “민주화를 이룬 우리 현대사에서 헌재가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재판관은 “지금과 같은 헌재가 없다면 헌법재판제도가 이름으로만 남아 있던 암울한 권위주의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헌재가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공동선이 다수결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 평등, 그리고 정의가 다수결이나 여론에 의해 결정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은 헌재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헌재의)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재판관은 “헌재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가치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국민의 뜻인 헌법에 비춰 판단해 왔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선배들이 이룩한 업적 위에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쌓아갈 수 있도록 더욱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재판관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 13회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대법원장비서실장과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대법원 행정처 차장 등을 거쳤다. 2005년 3월 대법원장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에 취임했으며 2009년 국제법률자문기구인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 집행위원으로도 선출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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