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에 7500여 그루 훼손된 안면송 위안제

동아일보 입력 2010-09-17 03:00수정 201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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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앞에서 겸허를, 쓰러진 안면송엔 위로를
16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도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열린 안면송 위안제에서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술잔을 올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2일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안면송. 사진 제공 태안군
태풍 ‘곤파스’로 크게 훼손된 명품 소나무 ‘안면송’ 위안제(慰安祭)가 16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도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열렸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안면발전협의회(회장 문정식)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안면도의 자랑인 안면송이 2일 태풍 여파로 7500여 그루가 쓰러지거나 꺾이는 등의 수난을 당한 데 대해 주민들이 받은 상실감을 달래기 위해 마련됐다.

안면송은 다른 소나무와 달리 나무줄기가 붉은색을 띠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예전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고려시대부터 궁궐을 짓거나 큰 배를 건조할 때 사용됐다. 조선 후기 수원 화성을 축조할 때도 안면송이 사용됐다는 문헌 기록이 남아 있다. 1978년 유전자 보호림으로 지정된 안면도 소나무 숲은 2005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산림위원회로부터 우수 산림 중 하나로 선정됐다. 산림청에서는 현재 안면송 숲을 천연 보호림으로 지정해 각별히 관리하고 있다.

위안제는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나리 공연과 위안제, 다과회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태안군 관계자는 “예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안면송이 하룻밤 사이에 7500여 그루나 쓰러진 데 대해 주민들의 상심이 컸다”며 “조선 영조 때도 자연재해로 인해 소나무 군락이 크게 훼손됐을 때 위안제를 열어 자연에 대한 경의와 위로를 표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태안군에 따르면 영조 12년(1736년) 종묘 영녕전 담장 밖의 큰 소나무가 비바람에 넘어졌는데, 그 소리가 궁궐 안에까지 들려 ‘위안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전한다. 정조 16년에는 바람에 쓰러진 안면도의 소나무를 소금 굽는 일에 쓰도록 허락한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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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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