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무잡잡한 피부에 작은 체구의 소녀가 재치 있게 인사를 건네자 이내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경찰서 회의실. 이날 동대문서 축구동호회 ‘무궁화축구단’은 1일 폐막한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3위로 이끌며 활약한 지소연 선수(19) 환영식을 열고 성금을 전달했다. 동대문서 직원들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살고 있는 지 선수가 어려운 가정환경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자 자발적으로 성금 300만 원을 모아 이날 지 선수와 지 선수의 어머니 김애리 씨(43)에게 전달했다. 이날 환영식에는 직원 50여 명이 모여 뜨거운 박수로 지 선수를 반겼다.
30분가량 이어진 환영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어느 직원의 돌발 질문에 지 선수가 “20년 동안 살면서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답하자, 경찰 남자친구는 어떻겠느냐고 권해 웃음이 터졌다. 이날 성금을 전달받은 지 선수는 “비인기 종목인 여자 축구가 좋은 성적을 거둬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돼 무척 감사하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 한국을 빛낼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 선수는 월드컵이 끝난 뒤 미국 독일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대학 졸업 이후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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