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 변신은 도덕적 의무”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9분


미아 패로 유니세프 명예대사 세계여성포럼 강연

“영화배우로 살면서 분에 넘치는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인도주의 활동을 하며 제가 받은 사랑을 사회에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위대한 개츠비’ ‘악마의 씨’ 등 40여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미국 여배우 미아 패로(63·사진) 씨는 이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명예대사로 활동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수단, 티베트 등 전 세계 분쟁지역을 돌며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다.

21일 시작해 23일까지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포럼에 참석차 한국을 찾은 그는 “영화배우에서 인권운동가로 삶의 방향을 바꾼 것은 ‘선택’ 아닌 ‘도덕적 의무’였다”고 22일 말했다.

패로 씨는 인종분쟁으로 수만 명이 사망한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을 2004년 이후 10차례 이상 방문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이곳 주민들의 참상 사진을 직접 찍어 전 세계를 돌며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을 반대하며 홍콩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는 것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내가 목격한 고난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늘 생각합니다.”

1990년대 유명 영화감독인 우디 앨런 씨와 헤어진 그는 입양아 10명을 포함해 1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10명은 세계 곳곳에서 입양한 아이다.

이 중 한국계 입양아인 모제스 패로 씨는 ‘한국에서 친어머니를 찾고 싶다’며 이번 포럼에 함께 참석했다. 뇌성마비로 국내 가정에 입양됐다가 파양된 그는 두 살 때 패로 씨에게 재입양됐다. 패로 씨는 “운이 좋아 모제스를 아들로 삼게 됐다”면서 “아들이 친어머니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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