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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2월 15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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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 꿈과 용기 주고싶어… 도전 계속 할 것”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국제마라톤에 최고령으로 참가해 42.195km를 완주하고 돌아온 배영일(68) 씨는 14일 “초등학교 시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왕복 60리(약 24km)를 달려 등하교해 개근상을 받았는데 그때 다진 체력이 지금도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배 씨는 2003, 2004년에도 하와이 국제마라톤에서 완주한 경험이 있다. 이번 대회 기록은 2003년(5시간 5분)에 비해 40분이나 늦은 5시간 45분. 하지만 그는 기록보다는 완주했다는 자부심에 뿌듯해했다.
1960년 소위로 임관해 1990년 대령으로 예편한 배 씨는 “체력이 한계에 이르면 어김없이 베트남전 당시 전장에서 생포됐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3일 밤낮으로 고문을 당하며 생사를 넘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문적으로도 ‘인생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배 씨는 2004년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국제안보학 석사를 받은 데 이어 올해 8월 경남대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선정된 FA-18이 1991년 F-16으로 기종이 변경된 과정을 연구해 논문 ‘한국전투기사업(KFP)의 정책 결정 과정에 관한 연구’를 썼다.
그는 “당시 주무 국장인 국방부 외자국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배 씨는 9월부터 북한대학원대와 국방대 초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생인 손자와 마라톤을 같이 하는 것이 꿈”이라며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경우라도 용기를 잃지 말고 좌절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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