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보다 높은 효심… ‘지게 효자’ 이군익씨 산행 中언론 갈채

  • 입력 2006년 12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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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효자’ 이군익 씨가 아버지 이선주 씨를 지게에 태워 중국 타이산을 오르는 광경을 중국인들이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게 효자’ 이군익 씨가 아버지 이선주 씨를 지게에 태워 중국 타이산을 오르는 광경을 중국인들이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게 효자’ 이군익 씨(왼쪽)와 이선주 씨.
‘지게 효자’ 이군익 씨(왼쪽)와 이선주 씨.
《중국 언론들이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타이산(泰山)에 오른 이군익(42·농협 인천지역본부) 씨의 효행을 앞 다퉈 보도해 화제다. 중국 산둥(山東)위성TV 등은 지난달 22일 ‘중국 불효자와 한국 효자’란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폭행당해 뇌수술을 받았으나 5명의 자식이 찾아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씨의 ‘지게 효행’과 비교해 보도했다.》

이 씨는 올해 6월 92세의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금강산에 다녀온 효행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교포 권혁범(47) 씨의 초청으로 19일 타이산에 도착했다.

21일 안개가 짙게 드리운 타이산에서 한국인이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오르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많은 중국인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산행을 마친 이 씨의 숙소로 찾아와 “뉴스에서 봤다”며 사인이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지 중국 시인은 “공자의 옛 고향을 찾은 이 선생의 효행이 세상 사람을 감동시켰다”는 내용의 시를 써 숙소로 보내기도 했다.

이 씨는 연로해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에게 금강산을 구경시켜 드리고 싶었지만 도보나 휠체어로는 불가능해 특수 지게를 만들기로 했다.

한 달간 수소문한 끝에 이 씨는 동대문시장을 샅샅이 뒤져 등받이가 부착된 알루미늄 지게를 구해 의자와 발판을 만들고 방석을 설치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효행 전용 지게’를 만든 것. 이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시는 아버님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 지게 산행을 시작한 것인데 묵묵히 효를 실천하는 진짜 효자 효부들에게 오히려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0월 인천 시민의 날에 ‘자랑스러운 인천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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