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평화를 위해선 無知와 싸워야”

  • 입력 2005년 8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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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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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살아남기 위해선 전쟁을 수행하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그것은 무지(無知)라 불리는 적에 대항하는 전쟁을 의미합니다. 권력은 무지나 제한된 지식을 먹고사니까요.”

제9회 만해(萬海)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한 나이지리아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월레 소잉카 씨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시와 평화’ 심포지엄에서 ‘창의성과 평화’라는 제목의 기조강연과 회견을 통해 문학과 인류 평화에 대한 소신을 열정적으로 피력했다.

“아프리카는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오랫동안 시련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큰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존중하는 시와 시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프리카뿐 아니라 인류의 휴머니티를 추구해야 합니다.”

소잉카 씨는 시종 문학적인 비유와 상징을 동원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평화는 포기를 요구합니다. 여기서 포기란 권력을 향한 욕심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창의성과 새로운 발견은 (서로를 구분 짓는) 경계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경계가 사라진 곳에 자유의 가능성을 채워 넣는 것입니다. 그러나 권력은 경계 짓기를 사랑합니다.” 이날 문학이 자유와 평화, 창의적 정신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시종 강조한 그는 특히 “휴머니티의 지평을 확장하는 인간의 노력에 필요한 것이 바로 시적 감수성이며 시는 인간정신의 창조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진액”이라며 시를 예찬했다.

1986년 아프리카 흑인 작가로는 처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잉카 씨는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작품을 발표해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미국과 나이지리아를 오가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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