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능성도 절대 포기 못해요”미숙아 차예성군 어머니

  • 입력 2005년 3월 1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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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차예성 군을 어머니 이성숙 씨가 안고 있다. 미숙아로 태어나 음식물을 못 삼키는 예성 군의 입에 분유를 주입하는 호스가 물려있다. 수원=권주훈 기자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차예성 군을 어머니 이성숙 씨가 안고 있다. 미숙아로 태어나 음식물을 못 삼키는 예성 군의 입에 분유를 주입하는 호스가 물려있다. 수원=권주훈 기자
“예성이가 내 손가락을 잡는 순간 ‘얘는 살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건강하게 자랄 가능성이 1%라도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14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전문소아병동 45호. 지난해 7월 1140g의 조산아로 태어난 차예성 군이 가쁘게 숨을 쉬며 자고 있다.

예성이의 어머니 이성숙(29) 씨는 넉넉지 못한 살림에 첫아이를 갖고도 미장원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서서 일했다. 이 때문인지 출산예정일보다 3개월 빨리 자궁이 열렸고, 예성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지난 8개월 동안 기관절제술 등 6차례의 수술을 받았고, 신장수술도 곧 받을 예정이다.

이 씨는 아들 옆에서 먹고 자며 24시간을 함께 보낸다. 폐가 좋지 않아 시간마다 가래를 빼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창 옹알이를 하며 ‘엄마’ ‘아빠’를 불러야 하는 시기지만 예성이는 울지도 못한다. 입에는 우유와 약을 흘려 넣기 위한 호스가 꽂혀 있고 목에도 폐로 연결되는 호스가 꽂혀 있다.

현재 예성이의 상태 외에도 부모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건 예성이의 미래. 뇌를 다친 예성이가 앞으로 뇌성마비 증세를 보일 확률이 99%라는 것이 담당의사의 소견이다.

이 씨는 “글랜도만의 ‘아기의 지능은 무한하다’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며 “매일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고, 예성이가 건강히 자랄 것이라는 1%의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성이의 미래 외에도 부모의 고민이 또 있다. 3300만 원이 넘는 병원비가 그것. 택배회사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아빠 차명수(28) 씨의 월급으로는 하루 7만 원이나 하는 병원비 내는 것도 빠듯하다. 살고 있는 집 월세도 몇 달째 밀려 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서 인터넷 다음의 카페 ‘짠돌이’(cafe.daum.net/mmnix)에 ‘아들을 살려 달라’는 글을 띄웠다. 이 씨의 사연이 ‘짠돌이’들의 마음을 녹였는지 이들은 1차로 모금한 650만 원을 이 씨에게 전달했고, 2차 모금도 진행 중이다.

이 씨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 그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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