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과학고 3년 이건호군 美SAT 만점

  • 입력 1999년 9월 8일 19시 24분


‘과학고 재학생이 미국 최우수 공대 장학생으로.’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한성과학고 3학년5반 이건호(李建澔·18·서울 서초구 반포2동)군이 미국의 수능시험인 SAT의 수학Ⅰ Ⅱ와 물리과목을 만점받으며 미국 MIT대에 장학생으로 진학했다.

1학기를 마친 뒤 8월 유학길에 오른 이군은 그러나 국내의 입시제도 하에서는 서울대 등 일류대 진학은 ‘꿈도 못꿀 수준’이었다고 이군의 아버지 이창우(李昌雨·서울대 경영대 교수)씨는 말했다.

이군은 3학년생 67명 가운데 50∼60등 정도를 맴돌던 수준. 96년 중학교 3학년 때 서울시 수학경시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수학 물리 같은 일부 과목에는 특출난 재능을 보였으나 윤리와 국사 등의 성적은 형편없었다는 것.

담임 조용기(趙龍基·38)교사는 “건호처럼 한 분야에 뛰어난 학생들을 담아낼 수 있는 대학입시제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달랐다. 올해 미국 고교생들의 수학능력평가시험인 SAT의 수학Ⅰ Ⅱ와 물리에 각각 800점 만점을 받은데다 토플성적도 670점인 이군에 대해 캘리포니아공대와 일리노이주립대 MIT 브라운대 등 미국 일류대 4곳에서 입학허가가 나왔다.이 중 세 군데에서 1만5000달러 이상의 장학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이군은 이 가운데 MIT를 선택했으며 그것도 MIT가 요구하는 고교이수 평점을 1학기로 이미 초과취득한 상태여서 졸업할 필요없이 이미 입학이 확정되어 8일 현지에서 첫 수업을 받았다고 아버지인 이창우씨가 전했다.

이군은 유학길에 오르기 전 교내신문에 “어렸을 때부터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며 “항공우주공학과 천체물리학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군의 사례는 대학교육협의회 산하 대학입학제도 연구위원회에서 현행 입시제도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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