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회장 「반도체 해결사」로…통합협상 중재

  • 입력 1998년 12월 29일 19시 30분


5대그룹 빅딜을 이끌어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김우중(金宇中)회장 주도로 반도체 통합협상 중재에 본격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정부에 현대와 LG간 반도체 통합을 위한 협상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김회장은 29일 오전 현대와 LG그룹 총수와 전화통화로 양그룹 의견을 들어본 후 오후엔 박세용(朴世勇)현대, 강유식(姜庾植)LG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만나 본격적인 중재 작업을 벌였다.

이날 해외출장을 떠날 예정이었던 김회장은 일정을 취소하고 전경련으로 출근해 손병두부회장과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유한수 전경련 전무 등과 2시간 가량 반도체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대책을 협의했다.

김회장은 간부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전경련)가 의견을 낼 수는 없으며 앞으로 현대와 LG 양측이 각자의 방안을 제시해 차이점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정부측에서 전경련에 대해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해 “자율적으로 하기로 했으니 마지막까지 협조해서 잘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가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얘기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서 D 리틀(ADL)사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으며 불만이 있다면 시간을 줘 검토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정부에 시한 연장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휴일을 빼고나면 ADL의 보고서가 나온지 불과 2일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일단 시간을 벌어놓은 뒤 ADL이 제시한 통합대안들을 중심으로 양 그룹의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ADL이 제시한 △현대전자 중심의 지분조정안 △은행권 대출금 출자전환 △지분변동이 없는 전략적 제휴의 3가지의 방안을 토대로 양사의 입장을 들어본 뒤 절충안을 낼 방침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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