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自 박제혁사장 전격해임…후임에 송병남씨 임명

  • 입력 1998년 4월 18일 20시 12분


박제혁(朴齊赫)기아자동차사장이 전격 경질되고 후임에 송병남(宋炳南)기아정보시스템 사장이 임명됐다.

기아자동차 유종렬(柳鍾烈)법정관리인은 18일 기아노조의 파업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사장을 해임하고 이를 법원에 통보했다.

박사장은 이에 앞서 유씨가 법정관리인으로 단독 선임된 이후 사의를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홍(金善弘)전회장을 30년간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박사장은 작년 10월말 김회장 퇴진 이후 사실상 기아자동차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번 인사조치는 유관리인이 노조의 강경입장과 임원진의 배타적인 기류에 쐐기를 박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돼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신임 송사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작년 7월 기아부도 이후 김전회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김전회장에게 보고하고 퇴진을 진언한 당사자이며 일처리가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사로 기아는 외부 영입인사인 유관리인과 송사장 체제로 톱 경영진이 새면모를 갖추게 됐다.

송사장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현행 임원에 대한 추가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며 이번 인사에선 파업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장 경질에 대한 기아 내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한 편. 기아노조의 한 간부는 이와 관련, “노조가 박전사장을 법정관리인으로 옹립하기 위해 파업을 벌인 것은 아니다”며 “사장직을 누가 맡느냐 하는 문제에 노조는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오후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기아노조는 18일 오전 박전사장 등 경영진과 대화를 갖는 등 파업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전사장은 해임 직전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고종환(高鍾煥)노조위원장을 만나 20일 오전 10시반부터 파업을 종료하고 유관리인의 출근을 제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기아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시중 여론이 악화된데 부담감을 갖고 있는 노조가 20일 오전부터 근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이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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