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천사」만세…자선냄비 3곳에 1백만원 쾌척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1분


세밑 거리를 짓누르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매서운 한파도 「얼굴없는 산타클로스」의 따뜻한 사랑을 가로 막지는 못했다. 지난 12년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서울 명동의 자선냄비에 1백만원을 넣고 간 「하얀 봉투의 천사」(본보 12월9일자 39면 보도)는 올해에도 소리없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10일 서울시청 앞 자선냄비에 1백만원권 수표가 든 하얀 봉투가 담겨 있었던 것. 이어 17일 서울 신촌 그랜드마트앞 자선냄비에, 18일에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앞 자선냄비에 똑같은 하얀 봉투가 들어 있었다. 이 세 곳에서는 그동안 한번도 고액수표가 나온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 봉투의 주인공이 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12년동안 그가 찾아온 곳은 언제나 명동이었기 때문.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명동 자선냄비에서 하얀 봉투가 발견되지 않자 구세군 사이에는 그가 장소를 바꿔 봉투를 넣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퍼져나갔다. 12년 동안 남몰래 온정을 베풀어온 그의 성품에 비추어 끝까지 자신의 선행을 감추려고 다른 장소를 물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구세군은 세 봉투의 주인공이 모두 그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 봉투 중 두개는 「얼굴없는 천사」의 뜻에 동참하려는 또 다른 산타클로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구세군의 추측. IMF 한파 속에서도 올해 자선냄비 모금액은 22일 현재 지난해보다 7%정도 늘어난 8억원 에 달했으며 마감일인 24일 밤 12시까지 목표액인 12억원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구세군은 전망했다. 〈이현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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