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효가 109만 표… ‘깜깜이’ 교육감 선거 계속 해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4일 23시 24분


6·3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오전 광주 동구 산수1동 제3투표소(푸른마을공동체센터)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6.06.03 뉴시스
6·3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오전 광주 동구 산수1동 제3투표소(푸른마을공동체센터)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6.06.03 뉴시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소에 가서 도장을 찍지 않고 투표용지를 내거나, 여러 후보에게 찍는 등 기표를 잘못한 무효표가 108만7120표에 달했다. 4년 전보다 18만 표 넘게 늘어난 수치로 전체 투표에서 무효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달했다. 가뜩이나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의 관심이 낮은데 서울에서만 8명이 출마하는 등 후보가 난립한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되면서 무효표가 속출한 것이다.

교육감 선거가 이토록 깜깜이 선거가 된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정당 공천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후보에 대한 정보 제한과 부실 검증으로 이어져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초래했다. 그렇다고 중립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후보들은 정당을 내걸지는 않지만 진보, 보수 진영 대표를 자처하며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단체장에 비해 관심도가 낮다 보니 투표소에서 정당,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길게 적힌 투표용지를 받아 든 유권자들도 누구를 찍어야 할지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표소에 들어가 시도지사만 찍고 나머지 투표용지는 그냥 제출했다”거나 “교육감에 도장을 찍었지만 누굴 찍었는지 기억 못 하겠다”고 말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번 교육감 당선인 16명의 선거인 수 대비 평균 득표율은 겨우 25%였다. 그중에는 후보 난립에 따라 16% 득표로 당선된 후보도 있다. 유권자 4명 중 1명의 지지만으로 당선된 후보가 4년간 초중고교생 수백만 명을 책임지고 예산 수십조 원을 집행하게 된 것이다. 올해 5월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지방 교육자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못하고, 누군지도 모르는 채 뽑아야 하는 지금 같은 직선제 선거라면 폐지하든지,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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