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자기 비하하는 사람들이 잘 걸리는 병 2가지[마음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1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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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심리상담센터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박상미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심리상담센터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습관적으로 자기를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겸손해서가 아니다. 겸손은 자존감에서 시작되지만, 자기 비하는 열등감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왜 그렇게 자신을 낮추어 말하려고 하는 걸까?

첫째, 자신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게 만들어서 마음의 부담을 덜고 싶은 생각이다. 둘째, “그렇지 않아. 너 능력 있어. 잘하고 있어”라는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다. 셋째, 타인을 통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경험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 비하 전략은 처음 한두 번은 통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고 격려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수시로 자기 비하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피하고 싶어진다. 자기 비하 잘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 매번 격려해 주느라 내 에너지가 소모되고, 늘 부정적인 말만 들으니 우울한 기분이 전염될 수 있다. 습관처럼 자기 비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보자. 습관적,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은 두 가지 병에 걸릴 수 있다.

첫 번째, 남 탓하는 병이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이야.” “아우, 내 팔자야. 내가 결혼을 잘못해서 이렇게 됐어.” “너를 낳고 나서 내 인생에 잘되는 게 하나도 없어.” “이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내 일이 다 꼬였어.” 자기 비하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단점만큼 타인의 단점도 잘 찾아낸다. 그래서 쉽게 타인을 비난하고 잘못을 떠넘긴다.

두 번째, 자기 방어하는 병에 걸린다. 자기 방어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작동되는 심리 기제를 말한다. 스스로 낮게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어떻게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변명하고 싶어진다. 어떤 문제를 마주하게 됐을 때 ‘내가 실수한 거 아닐까?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가 아니라 ‘남 탓, 환경 탓, 운명 탓’을 하고 싶어진다.

자기 비하하고 자기 비난하는 생각과 습관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다면 부정적 자동사고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해보자.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나에게 긍정의 말을, 혼잣말로 자주 해보자. 그러면 긍정 감정과 정보가 함께 편도체에 저장되면서 뇌의 회로가 바뀐다. 더 잘하고 싶을 때 자기 비하를 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없다. 자기 비하, 불안, 비관은 결코 성공의 동력이 될 수 없다. 해내겠다는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만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이 다 이렇지 뭐. 되는 일이 없어!” 대신에 “괜찮아. 나니까 오늘까지 잘 살아온 거야. 다음엔 더 잘할 거야!”라고 말해주자. “나는 부족해. 쉴 자격이 없어. 더 달려야 해” 대신에 지금 바로 나에게 말해주자.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내가 가장 잘 알지. 잘하고 있는 거야.”

※박상미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심리상담센터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은 2020년부터 유튜브 채널 ‘박상미 라디오’를 개설해 정신건강 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3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3만4000명이다.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박 교수의 ‘자기 비하하는 3가지 이유’(https://www.youtube.com/shorts/nB2eDZ_QUa4)

박상미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심리상담센터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자기 비하#습관#마음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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