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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해외로 팔린 특허 韓기업에 부메랑… ‘특허 괴물’ 대책 급하다

입력 2022-12-01 00:00업데이트 2022-12-0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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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 특허가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특허 괴물’로 불리는 해외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이 국내 특허를 사들인 뒤 이를 무기로 한국 기업에 거꾸로 소송을 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거액을 들인 연구개발(R&D) 성과가 우리 기업들을 법정 싸움으로 몰아넣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NPE들의 특허 공격은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 활발해진 특허 매각에 글로벌 기술 경쟁까지 가세하면서 매년 증가 추세다. 국내 기업을 상대로 낸 특허 소송은 최근 5년간 543건에 이른다. 2019년 90건에서 지난해 말 149건으로 66% 늘어났다. 한 기업을 상대로 수십 건의 무더기 소송을 내는 사례도 있었다.

이들의 소송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등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거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 타깃이 된 삼성전자의 경우 2017년 이후 현재까지 피소된 건수만 200건에 육박한다. 이에 맞서기 위해 제기한 특허무효심판 청구 건수는 애플이나 구글보다도 많다. 특허 사냥꾼들은 배상금 규모가 큰 미국 등지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특허 이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특허 소송에는 막대한 소송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초격차 기술 경쟁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기업들이 법적 분쟁에 매여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허 이전과 생산적 활용을 저해하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크다.

미래 산업의 핵심인 첨단 기술이 고도화하는 만큼 특허는 더 복잡해지고 영역도 넓어질 것이다. 특허 보호와 관리 강화, 소송 대비 등에 민관이 함께 나서지 않으면 ‘특허 괴물’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어렵다. 특허 동향과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핵심 기술이 포함된 특허를 매각 단계에서 정부 주도의 공공펀드로 사들이는 등의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허가 해외로 헐값에 넘어가기 전에 국내 다른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확보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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